중국 공장에서 받은 견적서를 열면 보통 숫자 하나가 크게 보입니다. 개당 얼마. 그 숫자를 보고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조금 더 안 될까요"입니다.그런데 그 자리에서 단가를 깎으면, 깎인 만큼이 다른 칸에서 조용히 돌아옵니다. 포장이 얇아지고, 검사 단계가 빠지고, 납기가 2주 밀립니다. 처음에는 그게 보이지 않습니다. 컨테이너를 열고 나서야 보입니다.단가는 협상의 시작이 아니라 결과입니다첫 수입을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자주 하는 실수가 견적서 한 장을 놓고 단가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공장 입장에서 보면 이건 다루기 쉬운 상대입니다. 조건을 안 물어보는 상대에게는 조건을 유리하게 써 두면 되니까요.반대로 조건을 하나씩 짚어 오는 상대에게는 처음부터 정직한 숫자를 냅니다. 어차피 나중에 다 걸리니까요...
지난 3월에 나온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보다가 한참을 멈췄습니다. 학생 종합독서율 94.6%.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조사에서는 95.8%였습니다.더 걸리는 건 그 아래 숫자였습니다. 연간 독서량이 36권에서 31.5권으로 떨어졌고, 하루 평균 독서시간은 82.6분에서 70.3분이 됐습니다. 12분. 한 해에 네 권 반. 읽는 아이는 여전히 읽는데, 읽는 양이 줄었다는 뜻입니다.읽는 아이 수보다 읽는 시간이 먼저 줄어든다이 조사는 격년으로 합니다. 2025년 조사는 그해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됐고, 초등학교 4학년 이상 고등학생 2,400명과 만 19세 이상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독서 경험을 묻는 기준 기간은 2024년 9월 1일부터..
수출 계약서를 처음 받아보면 눈이 가는 곳이 정해져 있습니다. 단가, 수량, 납기, 품질 기준. 이 네 개는 열 번쯤 읽죠.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계약서 맨 뒤, Governing Law와 Dispute Resolution이라고 적힌 반 페이지는 그냥 넘겼습니다. 상대가 준 초안 그대로요.문제는 그 반 페이지가 사고 났을 때 전부를 결정한다는 겁니다. 3차 선적분에서 사양이 슬쩍 바뀌어 오고, 이메일로 항의했더니 "샘플대로 만들었다"는 답이 오고, 그제서야 계약서를 다시 여는 순간에요. 거기에 상대방 도시 이름이 적혀 있으면 그때부터는 다른 게임이 됩니다.소송으로 이겨도 집행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해외 거래처와 다투게 됐다고 해봅시다. 한국 법원에서 이겼습니다. 그다음이 문제입니다. 상대방 재산은..
부업으로 처음 돈이 들어왔을 때, 기뻤던 건 딱 하루였습니다. 그다음부터는 다른 걱정이 붙더군요. 이거 회사에 알려지나? 세금은 언제 내지? 건강보험료가 오른다던데 얼마나 오르는 거지?검색을 해보면 답이 더 헷갈립니다. 블로그마다 숫자가 다르고, 어떤 글은 2년 전 기준을 그대로 쓰고 있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세청이 직접 올려둔 자료만 놓고, 2026년 기준으로 확인되는 것만 적었습니다. 확인이 안 된 건 그냥 안 썼습니다. 그게 더 안전하니까요.부업 소득이 '보이는' 지점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회사가 직원 계좌를 들여다보는 일은 없습니다. 대신 소득 자료는 국세청과 건강보험공단으로 모입니다. 여기서 회사 쪽으로 신호가 넘어가는 통로가 하나 있는데, 그게 건강보험료입니다.직장에 다니면 ..
2학기가 가까워지면 초등 저학년 학부모 단톡방에 꼭 같은 질문이 올라옵니다. "우리 애만 아직 받침을 못 읽는 것 같은데, 학교에서 해주는 거 맞나요?"아이 알림장을 봐도 잘 모르겠고, 학교에 물어보자니 유난 떠는 것 같고, 학습지를 시키자니 이게 맞나 싶습니다. 그러다 그냥 시간이 갑니다. 그리고 3학년이 되면 교과서 문장이 갑자기 길어지면서, 미뤄둔 문제가 한꺼번에 터집니다.그래서 오늘은 초등 1학년 한글 떼기를 놓고, 학교가 실제로 어디까지 해주는지 공식 자료로 확인하고, 집에서 채워야 할 부분만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카더라 말고 교육부 고시와 보도자료 기준입니다.1. 초1·2 국어 수업시간이 34시간 늘어난 건 사실입니다먼저 반가운 소식부터. 학교는 예전보다 한글 교육에 훨씬 많은 시간을 쓰고..
중국 OEM 후보를 좁히고 나면 꼭 이 질문 앞에서 멈춥니다. "굳이 직접 가야 하나, 영상 통화와 자료로 충분하지 않을까?"비행기표에 숙박, 통역, 이동까지 계산하면 한 번 다녀오는 데 드는 돈이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상대는 사진도 잘 찍어 보내고, 영상 통화도 흔쾌히 해줍니다. 여기까지 오면 "이 정도면 됐다"는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저도 같은 고민을 여러 번 했습니다.다만 서류와 영상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대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담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실사는 "가느냐 마느냐"보다 "무엇을 확인하러 가느냐"를 정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이 글에서는 방문 전에 온라인으로 끝낼 수 있는 확인 3단계, 공장에서 눈으로 볼 12가지, 실사 위장 신호 5가지, 그리고 못 갈 때 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