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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조부모」 검색이 올라와서 봤더니 배우자 조부모상에 며칠을 가야 하느냐는 논쟁이었습니다. 「당연히 3일」과 「하루면 충분」이 갈리더군요. 저는 그 논쟁에는 끼지 않겠습니다. 대신 댓글마다 깔려 있던 전제 하나가 궁금했습니다. 「경조휴가 며칠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근로기준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조」로 검색해봤습니다. 0건입니다. 그 대신 다른 데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걸 정리합니다. 법이 정한 것, 정하지 않은 것, 그러면 어디를 봐야 하는지.
근로기준법에는 경조휴가가 없습니다
2026년 8월 20일 시행 근로기준법(법률 제21373호) 전문에 「경조」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상조」도 없습니다. 법이 보장하는 휴가는 제60조 연차입니다.
제60조(연차 유급휴가)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그러니까 민간 회사에서 「조부모상 3일」이라는 숫자는 법에서 온 게 아닙니다. 회사가 정한 겁니다. 회사가 안 정했으면 연차를 쓰는 것이고, 연차도 없으면 무급으로 쉬거나 회사와 합의하는 문제가 됩니다.
그러면 「3일」은 어디서 왔나 — 공무원 규정입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 제1항입니다.
① 행정기관의 장은 소속 공무원이 결혼하거나 그 밖의 경조사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공무원의 신청에 따라 별표 2의 기준에 따른 경조사휴가를 주어야 한다.
별표 2가 「경조사별 휴가 일수표」입니다. 2025년 2월 11일에 개정됐습니다.

| 구분 | 대상 | 일수 |
|---|---|---|
| 사망 |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부모 | 5일 |
| 본인 및 배우자의 조부모·외조부모 | 3일 | |
| 자녀와 그 자녀의 배우자 | 3일 | |
| 본인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 | 3일 | |
| 결혼 | 본인 | 5일 |
| 자녀 | 1일 | |
| 출산 | 배우자 | 20일 (둘 이상 25일) |
| 입양 | 본인 | 20일 |
많은 회사의 취업규칙이 이 표를 베끼거나 참고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조부모상 3일」이 상식처럼 퍼진 겁니다. 그런데 표를 보시면 「본인 및 배우자의 조부모·외조부모」라고 되어 있습니다. 공무원 기준으로는 처조모상, 시조부상도 본인 조부모와 똑같이 3일입니다. 논쟁이 됐던 「배우자 조부모는 하루면 충분」은 적어도 이 표에는 없는 이야기입니다.
비고에 한 줄이 더 있습니다
별표 2 비고입니다. 「입양 외의 경조사휴가를 실시할 때 원격지일 경우에는 실제 왕복에 필요한 일수를 더할 수 있다.」 장례식장이 멀면 오가는 날을 더 붙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도 공무원 규정이지만, 취업규칙에 같은 문구를 넣은 회사가 꽤 있습니다.
민간 회사는 취업규칙을 봐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93조입니다.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ㆍ신고)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
1. 업무의 시작과 종료 시각, 휴게시간, 휴일, 휴가 및 교대 근로에 관한 사항
10명 이상인 회사는 휴가에 관한 규정을 취업규칙에 적어 노동부에 신고해야 합니다. 경조휴가를 줄지, 며칠을 줄지, 유급인지 무급인지가 여기 들어갑니다. 「우리 회사는 며칠이냐」의 답은 법전이 아니라 이 문서에 있습니다.
취업규칙은 볼 권리가 있습니다
「취업규칙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는 분이 많습니다. 제14조가 있습니다.
제14조(법령 주요 내용 등의 게시) ① 사용자는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대통령령의 주요 내용과 취업규칙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 근로자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
회사는 취업규칙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곳에 항상 두어야 합니다. 제116조 제2항에 따라 이걸 안 하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입니다. 제93조 미신고도 같은 과태료입니다. 인사팀에 「취업규칙 휴가 조항 보여달라」고 하는 건 요구가 아니라 권리입니다.

계약서가 취업규칙보다 나쁘면 취업규칙이 이깁니다
제97조입니다.
제97조(위반의 효력)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
취업규칙에 「조부모상 3일」이 있는데 내 근로계약서에 「경조휴가 없음」이라고 되어 있으면, 계약서의 그 부분은 무효이고 취업규칙의 3일이 적용됩니다. 반대로 취업규칙에 아무 규정이 없으면 돌아갈 곳은 연차입니다.
연차로 쓸 때 알아둘 것
제60조 제5항입니다.
⑤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연차는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청구한 날에 줘야 합니다.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 때만 시기를 바꿀 수 있는데, 부고를 받고 내는 연차를 그 사유로 막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연차를 쓰는 것이므로 그만큼 15일에서 빠집니다.
10명 미만 회사라면
제93조는 「상시 10명 이상」에만 취업규칙 의무를 지웁니다. 그보다 작은 회사는 취업규칙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때 볼 문서는 근로계약서입니다. 제17조가 계약할 때 반드시 적어야 할 것을 정하는데, 그 안에 「제55조에 따른 휴일」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가 있고, 사용자는 이 사항이 적힌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제2항). 경조휴가는 여기 필수 항목이 아니니, 계약서에 없으면 없는 겁니다. 그 경우 연차나 합의로 갑니다.
하나 더. 제11조에 따라 근로기준법 자체가 원칙적으로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고, 4명 이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일부 조문만 적용됩니다. 아주 작은 곳이라면 연차 규정조차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니, 그 경우는 계약서와 사장님과의 합의가 전부입니다.
노조가 있는 회사라면 단체협약이 위입니다
제96조 제1항입니다. 「취업규칙은 법령이나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적용되는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 단체협약에 경조휴가 일수가 있으면 취업규칙은 그보다 나쁘게 정할 수 없고, 노동부장관은 어긋나는 취업규칙의 변경을 명할 수 있습니다(제2항). 그러니 순서는 단체협약 → 취업규칙 → 근로계약서이고, 아래 문서가 위 문서보다 불리하면 그 부분이 무효가 되는 구조입니다.
유급인지 무급인지도 법에 없습니다
경조휴가 자체가 법에 없으니 유급·무급도 법이 정하지 않습니다. 공무원은 복무규정상 휴가라 급여가 나가지만, 민간은 취업규칙이 「유급」이라고 적어야 유급입니다. 「3일 쉬게는 해주는데 급여는 빠진다」는 회사가 있다면 위법이 아니라 그 회사 규정이 그런 겁니다. 반대로 연차를 쓰면 제60조 제5항에 따라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이 나옵니다. 그래서 회사 경조휴가가 무급이라면 연차를 쓰는 쪽이 오히려 돈은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장으로 정리하면
| 내가 누구인가 | 조부모상 휴가는 | 근거 |
|---|---|---|
| 국가공무원 | 본인·배우자의 조부모 모두 3일, 원격지면 왕복 일수 가산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① + 별표 2 |
| 10명 이상 회사 직원 | 취업규칙 휴가 조항대로. 볼 권리 있음 | 근로기준법 제93조·제14조 |
| 취업규칙에 규정 없음 | 연차 사용. 청구한 날에 줘야 함 | 제60조①⑤ |
| 계약서가 취업규칙보다 불리 | 그 부분 무효, 취업규칙 적용 | 제97조 |
| 10명 미만 회사 | 취업규칙 의무 없음. 근로계약서(제17조)·합의 | 제93조·제17조 |
| 노조·단체협약 있음 | 단체협약이 취업규칙보다 위 | 제96조 |
| 유급인지 | 법에 없음. 취업규칙이 「유급」이라 해야 유급. 연차는 유급 | 제60조⑤ |
정리하면
「조부모상 3일」은 법이 아니라 공무원 규정에서 온 숫자이고, 그 규정은 배우자 조부모도 똑같이 3일로 적어뒀습니다. 민간 회사라면 답은 취업규칙에 있고, 그 문서는 회사가 항상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규정이 없으면 연차이고, 연차는 내가 청구한 날에 줘야 합니다. 며칠이 예의냐는 각자 판단이지만, 며칠을 쉴 수 있느냐는 문서로 확인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회사 문서를 확인해야 하는 이야기는 전에도 한 번 썼습니다. 부업이 회사에 알려지는지를 볼 때도 결국 취업규칙이었습니다. 공무원 쪽이 궁금하시면 9급과 7급 시험 차이를 정리한 글도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근로기준법」 제14조·제60조·제93조·제97조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별표 2를 찾으시면 위 문장이 그대로 나옵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11일 기준으로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근로기준법(2026.8.20 시행)과 국가공무원 복무규정(2026.6.23 시행) 조문을 확인해 썼습니다. 지방공무원·교원·군인은 각자의 복무규정이 따로 있어 여기서는 다루지 않았고, 회사별 관행이나 통계는 확인할 수 없어 쓰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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