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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공무원 시험은 영어를 시험장에서 풀지 않습니다. 토익 같은 공인 어학성적을 미리 따서 제출합니다. 그래서 "토익 700 넘겼으니 영어는 끝났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기준점수를 넘긴 성적표가 손에 있어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점수가 낮아서가 아니라, 그 성적이 진짜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져서입니다.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의 지원자격 안내에 이 내용이 적혀 있는데, 문장이 길고 딱딱해서 그냥 넘어가는 분이 많습니다.
주변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취업 준비하던 시절에 받아둔 토익 성적이 있으니 영어는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말이요. 점수만 보면 맞는 말인데, 그 성적을 실제로 원서에 쓸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먼저, 어떤 성적이 인정되나
2026년도 시험 기준으로 인사혁신처가 안내하는 조건은 이렇습니다.
2020년 1월 1일 이후 국내에서 실시된 시험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제1차시험 시행예정일 전날까지 점수가 발표된 시험이어야 합니다. 여기서 기준은 시험을 본 날이 아니라 성적이 나온 날입니다.
이 '2020년 1월 1일'이라는 날짜는 고정된 게 아닙니다. 해마다 공고에서 새로 정합니다. 그러니 몇 년 전 글에서 본 날짜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고, 응시하려는 해의 공고를 봐야 합니다.
인정되는 시험도 정해져 있습니다. 해당 기관이 여는 정규시험 성적만 인정합니다. 회사나 학교가 승진·연수·입사·졸업 같은 목적으로 따로 치르는 수시시험이나 특별시험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단체로 본 토익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으니 확인이 필요합니다.

진짜 함정은 여기입니다
위 조건을 다 만족해도 걸리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진위 확인입니다.
인사혁신처는 응시자가 적어낸 성적을 시험 기관에 조회해서 확인합니다. 그런데 시험마다 자체 유효기간이 있고, 그게 지나면 기관에서 성적 조회가 안 됩니다. 조회가 안 되면 진위 확인이 불가능하고, 진위 확인이 안 된 성적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자체 유효기간이 2년인 시험은 다음과 같습니다.
토익(TOEIC), 토플(TOEFL), 텝스(TEPS), 지텔프(G-TELP), 스널트(SNULT), 신HSK, JPT
공무원 시험에서 쓰이는 영어 시험 대부분이 여기 들어갑니다. 즉 2020년 이후에 본 시험이라도, 시험 본 지 2년이 지났으면 그냥은 못 씁니다.
국외에서 본 시험은 어떻게 되나
기본 원칙은 국내에서 실시된 시험입니다. 국외 응시분은 일부만 제한적으로 인정합니다. 인사혁신처는 이 대목에서 한 줄을 덧붙여 뒀습니다. 국외에서 본 성적은 진위 확인이 어려워 본인에게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니, 국내에서 시행되는 시험에 응시하라는 안내입니다.
유학이나 어학연수 중에 현지에서 시험을 봐둔 분이라면 이 부분을 그냥 넘기지 마시고, 해당 연도 공고에서 본인 시험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점수는 충분한데 인정을 못 받는" 상황이 가장 억울합니다.
그래서 '사전등록'이 있습니다
해결책은 인사혁신처가 마련해 뒀습니다. 자체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성적을 미리 등록해 두는 것입니다.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에 '어학성적 사전등록' 메뉴가 따로 있습니다.
만료 전에 등록해 두면, 나중에 기관 조회가 안 되더라도 그 성적을 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전등록을 하지 않은 채 유효기간이 지나버리면, 그 성적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점수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전등록은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gongmuwon.gosi.kr)에서 합니다. 별도 메뉴가 있고, 채용시스템 회원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이용합니다. 원서접수 기간이 아니어도 됩니다. 오히려 원서접수 기간에 몰아서 하려다 유효기간을 넘기는 게 문제이니, 성적이 나온 뒤 여유 있을 때 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시험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걸릴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직장 다니면서 준비하다가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경우, 또는 한 번 떨어지고 다음 해를 준비하는 경우에 특히 그렇습니다. 처음 따둔 토익은 그사이 2년을 넘기게 됩니다.
토익 성적표를 받은 날, 달력에 2년 뒤 날짜를 적어두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수 있는데, 이유는 단순합니다. 응시요건은 통과 여부를 가르는 조건이라 한 사람만 잘못 인정돼도 형평이 깨집니다. 그래서 점수 자체보다 "이 성적이 진짜인지 확인할 수 있느냐"를 따지는 구조가 됐습니다.

원서접수 때 하는 일과, 그 뒤에 남는 일
원서를 낼 때는 시험명, 등록번호, 시험일자, 점수를 정확히 적어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다들 합니다.
문제는 원서접수가 끝난 뒤에 성적이 나오는 경우입니다. 접수 마감 다음에 발표되는 시험을 봤다면, 제1차시험 시행예정일 직전 약 4~5일 동안 열리는 추가등록 기간에 성적을 등록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모르고 지나가면 응시요건을 못 채웁니다.
정리하면 어학성적에는 챙겨야 할 시점이 세 개입니다. 유효기간 만료 전 사전등록, 원서접수 기간 표기, 그리고 필요하면 추가등록 기간입니다.
한국사는 사정이 다릅니다
7급 공채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을 요구합니다. 이쪽은 조건이 훨씬 단순합니다.
제1차시험 시행예정일 전날까지 등급이 발표된 시험이면 됩니다. 영어처럼 "몇 년 이후 실시분"이라는 조건이 붙지 않습니다. 몇 년 전에 따둔 2급도 그대로 씁니다.
그래서 준비 순서를 잡을 때 둘을 다르게 취급하는 게 낫습니다. 한국사는 여유 있을 때 먼저 끝내두면 그만이고, 영어는 응시하려는 해를 염두에 두고 관리해야 합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회차가 정해져 있어서 한 번 놓치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니, 일정은 미리 확인해 두는 게 좋습니다. 급수 체계와 남은 회차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기본 급수와 2026년 일정에 정리해 뒀습니다.
다만 한국사도 성적을 제때 못 냈을 때의 방법은 있습니다. 원서접수 마감까지 성적을 제출하지 못한 경우, 제1차시험 시행예정일 전날까지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으로 제출하면 됩니다.
허위 기재는 5년입니다
성적을 사실과 다르게 적거나 관련 문서를 위조·변조하면, 공무원임용시험령 제51조에 따라 그 시험이 정지되거나 무효가 되고 합격이 취소됩니다. 그리고 이후 5년간 각종 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영어와 한국사 모두 같습니다.
고의가 아니라 착각으로 잘못 적는 경우도 있으니, 등록번호와 시험일자는 성적표를 보면서 옮겨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9급을 준비 중이라면
9급 공채는 영어를 시험 과목으로 봅니다. 어학성적을 미리 낼 필요가 없으니 이 글의 내용이 해당되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사 쪽은 2027년부터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지금 시작하는 분이라면 2026년 남은 공무원 시험 일정과 2027 9급 개편을 먼저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9급과 7급 중에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9급 7급 공무원 차이 — 경쟁률·과목·월급에 두 시험의 구조를 비교해 뒀습니다. 어학성적을 이미 갖고 있는지 아닌지가 이 선택에 꽤 크게 작용합니다.
덧붙이면, 어학성적 요건은 5급 공채와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도 있습니다. 시험마다 요구하는 기준점수는 다르지만, 위에서 설명한 인정 조건과 사전등록 구조는 같은 방식으로 적용됩니다.
요건을 갖춘 다음은
어학성적과 한국사는 응시요건입니다. 갖췄다고 점수를 더 주지는 않습니다. 통과냐 아니냐만 봅니다. 실제 당락은 1차와 2차에서 갈리고, 특히 7급은 2차에서 걸러지는 인원이 훨씬 많습니다. 직류별 2차 과목과 합격 인원 구조는 7급 2차시험 직류별 과목과 배수 구조에 담아 뒀습니다.
지금 확인해볼 것
준비 중이라면 오늘 이 세 가지만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첫째, 갖고 있는 어학 성적의 시험 본 날짜가 언제인지. 2년이 다가오고 있다면 사전등록이 먼저입니다.
둘째, 그 시험이 정규시험이었는지. 회사나 학교에서 단체로 본 시험이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셋째, 한국사 등급이 있다면 인증번호와 등급이 성적표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 원서에 그대로 옮겨 적어야 합니다.
정리
2026년도 기준 영어 성적은 2020.1.1. 이후 국내에서 실시되고 제1차시험 전날까지 점수가 발표된 정규시험만 인정됩니다. 토익·토플·텝스·지텔프 등 자체 유효기간이 2년인 시험은 만료 전에 사전등록을 해두지 않으면 진위 확인이 되지 않아 인정받지 못합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은 이런 기간 조건 없이, 제1차시험 전날까지 등급이 발표돼 있으면 됩니다.
위 내용은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채용시스템의 2026년도 지원자격 안내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기준일과 세부 절차는 해마다 공고에서 바뀌므로, 실제 원서를 넣기 전에는 해당 연도 공고문을 한 번 더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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