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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앞자리 사람 화면을 우연히 봤는데, 출근길 내내 앱 네 개를 번갈아 열고 있더군요. 광고 보고, 룰렛 돌리고, 출석 도장 찍고. 저도 한때 그랬습니다.

    앱테크는 진입 장벽이 없습니다. 자격증도 초기 자본도 필요 없고, 오늘 깔면 오늘 몇십 원이 쌓입니다. 그래서 부업을 처음 알아보는 사람 대부분이 여기서 시작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석 달쯤 지나면 앱은 열두 개로 늘어 있는데 손에 남은 건 기프티콘 두어 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앱테크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가르는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이 앱 이름이 아니라 숫자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겁니다. 아래 네 가지를 통과하는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지우면 됩니다.

    기준 1. 시간당으로 환산해 본다

    앱테크 후기를 보면 "한 달에 3만 원 벌었다"는 식으로 결과만 적혀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건 그 3만 원에 시간을 얼마나 넣었느냐인데, 그 부분은 대개 비어 있습니다.

    비교 기준선을 하나 잡아 두면 편합니다.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2026년 적용 최저임금은 시간급 10,320원입니다. 2025년 10,030원에서 290원, 2.9% 올랐고 주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은 2,156,880원(월 209시간)입니다. 시간당 10,320원이니 분으로 나누면 1분에 172원입니다.

    이 숫자를 대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하루 15분씩 한 달 내내 붙잡아서 5,000원을 모았다면 투입 시간은 7.5시간이고, 시간당 667원입니다. 최저시급의 15분의 1이 조금 넘습니다. 하루 30분을 써서 월 3만 원이면 15시간에 3만 원이니 시간당 2,000원. 그래도 최저시급의 5분의 1입니다.

    여기서 반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 15분은 어차피 지하철에서 멍하니 보내는 시간 아니냐고요. 맞는 말입니다. 자투리 시간을 쓰는 앱테크와, 자리에 앉아 집중해야 하는 앱테크는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계산을 "얼마 버느냐"가 아니라 "집중을 요구하는가"를 가르는 데 씁니다. 걸음 수처럼 아무것도 안 해도 쌓이는 건 남기고, 앉아서 설문 20분을 채워야 500원인 건 지웠습니다. 후자는 시급 1,500원짜리 노동이니까요.

    기준 2. 유효기간을 확인한다

    모으는 데만 신경 쓰다가 정작 쓰기 전에 사라지는 게 포인트입니다. 이게 개인의 부주의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 주는 조사가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4년 12월 23일에 발표한 적립식 포인트 실태조사입니다. 8개 업종 41개 업체의 포인트 50종을 들여다봤더니, 31종(62.0%)의 유효기간이 1~3년이었습니다. 상법상 소멸시효인 5년보다 짧습니다.

    고지가 더 문제였습니다. 소멸 전 고지 절차가 미흡한 게 46종(92.0%), 아예 약관에 고지 의무가 없는 게 11종(22.0%), 이메일로만 알리는 게 30종(60.0%)이었습니다. 이메일 광고함을 매일 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도 방향은 나아지는 중입니다. 이 조사 뒤에 자율개선이 진행돼서 CU멤버십은 3년에서 5년으로, 에잇세컨즈는 1년에서 5년으로, 신세계포인트·마이홈플러스·CGV는 2년에서 3년으로 늘렸습니다. 다만 대부분 2026년 이후 적립분부터 적용이라 예전에 쌓아 둔 포인트는 옛 기준을 따릅니다. 올해가 그 경계선입니다.

    앱을 깔고 나서 제일 먼저 볼 곳은 이벤트 배너가 아니라 약관의 유효기간 조항입니다. 6개월짜리면 6개월 안에 쓸 계획이 없는 한 시작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준 3. 출금 문턱과 기프티콘 규정을 본다

    적립 단가가 높아 보여도 출금 최소 금액이 높으면 실제로는 못 받습니다. 하루 30원씩 쌓이는데 출금은 1만 원부터면 333일이 필요합니다. 그사이 앱이 정책을 바꾸거나 서비스를 접으면 그대로 날아갑니다.

    현금이 아니라 기프티콘으로 주는 경우도 많은데, 여기는 다행히 기준이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이 정한 내용입니다.

    유효기간이 지나도 5년의 소멸시효 안에 최종 소지자가 요청하면 구매액의 90%를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구매일로부터 7일 이내면 전액 환불이고요. 금액형 상품권은 1만 원 이하는 80% 이상, 고액권은 60% 이상 사용하면 남은 잔액을 돌려받습니다. 발행자는 유효기간 도래 7일 전 통지를 포함해 3회 이상 알려야 합니다.

    최소 유효기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물품·용역형은 3개월에 최소 1회 3개월 연장이 가능하니 최소 6개월, 금액형은 1년에 3개월 연장이라 최소 1년 3개월입니다. 카페 쿠폰이 유효기간 한 달로 왔다면 그건 표준약관을 안 쓰는 곳입니다.

    전자책 안내

    퇴근 후 2시간, 부업 30일 실행 플랜

    앱테크로 시작해서 앱테크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칸으로 넘어가려면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는지가 달라져야 합니다. 30일을 주 단위로 쪼개서 무엇부터 손대고 무엇을 미룰지 순서대로 적어 둔 PDF입니다.

    가격은 19,000원이고 PDF라 결제하시면 바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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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 4. 내가 무엇을 내주고 있는지 본다

    앱테크에서 지불하는 건 시간만이 아닙니다. 가입할 때 무심코 누른 동의 체크가 진짜 대가인 경우가 있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가 광고성 정보 전송을 규율합니다. 원칙은 수신자의 명시적인 사전 동의입니다. 거래 관계가 있으면 거래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한해 동종 상품 광고를 동의 없이 보낼 수 있고요.

    시간대 규정도 따로 있습니다.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는 별도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전자우편은 예외). 밤 11시에 광고 문자가 왔다면 그 별도 동의를 한 겁니다. 사업자는 동의를 받은 날부터 2년마다 수신 동의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하고, 광고성 정보 시작 부분에 '(광고)'를 표시해야 하며, 수신 거부나 동의 철회를 쉽게 할 수 있게 조치해야 합니다. 이걸 어기면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그러니 가입 화면에서 필수 동의와 선택 동의를 구분해서 보세요. 마케팅 수신과 제3자 제공은 대부분 선택입니다. 하루 10원 받자고 야간 광고까지 열어 줄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눌렀다면 앱 설정에서 철회할 수 있습니다.

    세금은 대체로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앱테크 수입에 세금이 붙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걸음 수 적립이나 광고 시청 리워드처럼 소액으로 계속 쌓이는 건 실무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신경 쓸 구간은 따로 있습니다. 설문 패널이나 체험단처럼 기타소득으로 원천징수되는 형태입니다. 기타소득은 원천징수세율이 20%인데, 건당 5만 원 이하면 과세최저한이라 세금을 떼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앱테크 보상이 이 아래에 들어갑니다.

    문제는 이 금액이 커질 때가 아니라, 앱테크 말고 다른 부업 소득이 함께 생길 때입니다. 그 이야기는 범위가 달라서 여기서는 접습니다.

    그래서 제가 남긴 방식

    네 가지 기준을 통과한 것만 남기니 앱이 세 개가 됐습니다. 규칙은 단순합니다.

    첫째, 아무것도 안 해도 쌓이는 것만 남깁니다. 걸음 수, 결제 시 자동 적립, 통신사 멤버십처럼 이미 하고 있는 행동에 얹히는 것들입니다. 둘째, 하루에 손대는 시간은 3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알림을 다 끄고, 아침에 한 번만 엽니다. 셋째, 출금 문턱이 5천 원 이하이거나 이미 쓰는 곳에서 바로 차감되는 것만 씁니다.

    넉 달째 이렇게 돌리고 있는데 한 달에 커피 두어 잔 값입니다. 크지 않습니다. 대신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예전에 앱 열두 개를 돌릴 때 하루 40분을 썼는데, 그때 벌이가 지금의 세 배도 안 됐습니다. 그 40분이 지금은 다른 데 들어갑니다.

    솔직히 말해 두고 싶은 것

    앱테크는 부업이라기보다 절약에 가깝습니다. 들이는 시간에 비례해서 수입이 늘지 않고, 늘려도 천장이 금방 옵니다. 앱을 스무 개로 늘린다고 스무 배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관리 비용만 늘어납니다.

    그리고 이 글에서 앱 이름별 적립 단가를 적지 않은 건 일부러입니다. 리워드 정책은 예고 없이 바뀝니다. 오늘 맞는 숫자가 다음 달에 틀립니다. 그래서 숫자 대신 확인하는 방법을 적었습니다. 앱을 깔았다면 약관의 유효기간, 출금 최소 금액, 동의 항목 세 군데를 직접 열어 보세요. 5분이면 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위에 인용한 상품권 표준약관은 표준약관을 채택한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모든 기프티콘이 자동으로 이 규정을 따르는 건 아니라서, 실제 환불 여부는 해당 발행사 약관을 봐야 합니다.

    부업, 수출, 교육 이야기를 매일 한 편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comtrix_books · 스레드 @comtrix_books

    참고한 자료

    • 고용노동부, 「2026년 적용 최저임금 시간급 10,320원」(2025년 10,030원 대비 290원·2.9% 인상, 주 40시간 기준 월 환산액 2,156,880원) — https://www.moel.go.kr/news/enews/report/enewsView.do?news_seq=18144
    • 경향신문, 「은근슬쩍 사라지던 '적립식 포인트' 유효기간 2~5년으로 연장」(한국소비자원 2024.12.23. 발표, 8개 업종 41개 업체 포인트 50종, 유효기간 1~3년 31종·62.0%, 고지 절차 미흡 46종·92.0%, 약관상 고지의무 없음 11종·22.0%, 이메일 고지만 30종·60.0%, 자율개선 내역 및 2026년 이후 적립분 적용) —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231519001
    • 중기이코노미, 「모바일상품권, 유효기간 지나도 90% 환불」(공정거래위원회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 소멸시효 5년 내 구매액 90% 환불, 구매 7일 내 전액 환불, 금액형 1만 원 이하 80%·고액권 60% 이상 사용 시 잔액 환불, 유효기간 도래 7일 전 포함 3회 이상 통지, 물품형 최소 6개월·금액형 최소 1년 3개월) — https://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7846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0조(영리목적의 광고성 정보 전송 제한) — 사전 동의 원칙, 거래 종료 후 6개월 예외,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8시 별도 동의(전자우편 제외), 2년마다 수신동의 여부 확인, '(광고)' 표기, 수신거부·철회 조치, 과태료 3천만 원 이하 — https://www.law.go.kr/LSW/lsLawLinkInfo.do?chrClsCd=010202&lsJoLnkSeq=1000688185&lsId=000030
    • 기타소득 원천징수세율 20%, 과세최저한 건당 5만 원(「소득세법」 제84조) — 2026년 8월 1일 자 본 블로그 「직장인 부업, 회사에 알려질까」 편에서 확인한 내용과 동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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