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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에 유리한 외국어" 를 검색하면 대개 비슷한 답이 나옵니다.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일본어. 사용 인구가 많은 순서대로 늘어놓은 목록이죠. 그런데 이 목록에는 빠진 게 하나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실제로 사람을 뽑을 때 어느 언어를 적어 놓는가 입니다.
세계에서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은 프랑스어를 쓰는 사람보다 많습니다. 하지만 그게 한국에서 스페인어 하는 사람을 더 많이 뽑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둘은 아예 다른 이야기예요.
그래서 직접 세어 봤습니다. 2026년 8월 7일, 채용 사이트 사람인에서 언어 이름을 하나씩 검색해 공고 수를 기록했습니다. 12개 언어를 합치면 35,699건이었습니다. 아래 순위는 그 집계입니다.

언어별 채용공고 수 — 직접 세어 본 결과
사람인 채용정보 검색에 언어명을 넣고 나온 공고 건수입니다. 같은 날, 같은 방식으로 12개를 연달아 조회했습니다.
| 순위 | 언어 | 공고 수 | 영어 대비 |
|---|---|---|---|
| 1 | 영어 | 24,152건 | 100% |
| 2 | 중국어 | 5,431건 | 22% |
| 3 | 일본어 | 4,152건 | 17% |
| 4 | 베트남어 | 499건 | 2.1% |
| 5 | 스페인어 | 388건 | 1.6% |
| 6 | 프랑스어 | 297건 | 1.2% |
| 7 | 러시아어 | 253건 | 1.0% |
| 8 | 독일어 | 149건 | 0.6% |
| 9 | 태국어 | 136건 | 0.6% |
| 10 | 아랍어 | 121건 | 0.5% |
| 11 | 인도네시아어 | 99건 | 0.4% |
| 12 | 몽골어 | 22건 | 0.1% |
숫자를 보면 몇 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첫째, 영어가 2위 중국어의 4.4배입니다. 격차가 이 정도면 사실상 다른 범주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영어는 "잘하면 유리한 언어" 가 아니라 기본값에 가깝습니다.
둘째, 베트남어가 4위입니다. 499건으로 스페인어(388건)와 프랑스어(297건)를 앞섭니다. 인터넷에 도는 "취업 유리한 외국어 TOP5" 목록에 베트남어가 들어간 걸 저는 거의 못 봤습니다. 그런데 한국 채용시장에서는 이미 스페인어보다 자리가 많아요.
셋째, 4위부터는 숫자가 급격히 작아집니다. 베트남어 499건도 영어의 2.1%예요. 여기서부터는 "이 언어를 하면 취업이 잘 된다" 가 아니라 "이 언어를 쓰는 좁은 자리를 노린다" 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 차이를 알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면, 이 숫자는 공고 본문에 해당 언어 이름이 들어간 건수입니다. "영어 가능자 우대" 도 잡히고 "영어 강사 모집" 도 잡힙니다. 그래서 절대값보다는 언어끼리의 상대적인 크기를 보는 용도로 읽는 게 맞습니다.
영어 — 잘해서 붙는 게 아니라 없으면 걸러집니다
영어 이야기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24,152건이라는 숫자는 압도적이지만, 이걸 "영어를 잘하면 2만 개의 기회가 열린다" 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같은 사이트에서 시험 이름으로 다시 검색해 봤습니다.
| 어학시험 | 공고 수 | 평가 영역 |
|---|---|---|
| 토익(TOEIC) | 1,506건 | 듣기·읽기 |
| 오픽(OPIc) | 636건 | 말하기 |
| JLPT(일본어) | 490건 | 듣기·읽기 |
| 토익스피킹 | 466건 | 말하기 |
| HSK(중국어) | 351건 | 듣기·읽기·쓰기 |
| 토플(TOEFL) | 287건 | 4개 영역 |
| 텝스(TEPS) | 119건 | 4개 영역 |
여기가 중요합니다. 영어를 언급한 공고는 24,152건인데, 토익을 언급한 공고는 1,506건입니다. 6% 남짓이에요. 나머지 90% 넘는 공고는 영어를 요구하면서도 점수를 적어 놓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대부분의 회사에서 토익 점수는 합격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서류를 통과시키는 최소선으로 쓰인다는 겁니다. 900점이 850점을 이기는 구조가 아니라, 일정 선을 넘었는지만 보고 그다음부터는 다른 걸 봅니다.
다들 이미 갖고 있습니다
한국토익위원회가 2026년 하반기 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 구조가 더 분명해집니다.
| 항목 | 비율 |
|---|---|
| 토익 성적 보유 | 49.1% |
| 토익스피킹 보유 | 22.1% |
| 어학 자격증 없음 | 11.8% |
| 토익 700점 이상 | 77.9% |
| └ 800점대 | 31.5% |
| └ 900점대 | 21.1% |
| 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한 스펙 1위 | 어학 점수 46.7% |
토익 성적을 가진 구직자 중 77.9%가 700점을 넘습니다. 900점대만 21.1%예요. 다섯 명 중 한 명이 900점을 들고 서류를 냅니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구직자들이 "가장 보완이 필요하다" 고 꼽은 항목 1위가 여전히 어학 점수(46.7%)였습니다. 다들 갖고 있는데 다들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이 간극이 함정입니다. 900점을 950점으로 올리는 데 넉 달을 쓰는 동안, 그 넉 달로 할 수 있었던 다른 게 사라지거든요.
저는 이 지점이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영어 점수는 목표 회사의 커트라인을 넘기면 거기서 멈추는 게 맞습니다. 넘긴 다음에 벌어지는 경쟁은 영어로 하는 게 아니에요.

토익이냐 오픽이냐
말하기 시험 쪽을 보면 오픽 636건, 토익스피킹 466건으로 오픽이 앞섭니다. 둘 다 요구하는 회사도 있고 둘 중 하나를 인정하는 회사도 있어서, 지원하려는 곳 공고를 먼저 보고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순서를 물으신다면, 토익 점수가 없는 상태에서 말하기부터 잡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점수를 요구하는 공고 자체가 토익이 세 배 가까이 많으니까요. 토익으로 서류 통과선을 만들고, 그다음에 지원할 회사가 말하기를 보면 그때 붙는 순서가 자연스럽습니다.
공무원·공기업은 셈법이 다릅니다
지금까지는 사기업 채용 이야기였습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은 구조가 달라서 따로 봐야 합니다. 여기서는 어학 성적이 "우대" 가 아니라 응시 요건이거든요.
국가직 7급 공채가 대표적입니다. 영어를 시험장에서 풀지 않고 미리 딴 성적을 냅니다. 일반 직렬 기준은 이렇습니다.
| 시험 | 국가직 7급 기준 |
|---|---|
| TOEIC | 700점 |
| TOEFL iBT | 71점 |
| TEPS | 340점 |
| G-TELP | Level 2, 65점 |
토익 700점입니다. 앞에서 본 구직자 통계에서 700점 이상이 77.9%였으니, 어학 성적을 이미 만들어 둔 사람에게는 넘기 어려운 선이 아닙니다.
주의할 건 유효기간 5년입니다. 성적 취득일로부터 5년 안쪽이어야 합니다. 대학 1~2학년 때 따 둔 토익이 정작 시험 볼 때쯤 만료되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달력에 만료일을 적어 두시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지금 인정 기간이 없어서 한 번 따면 계속 씁니다.
공기업도 비슷한 방식이 많습니다. 기관마다 요구 점수와 인정 시험이 달라서 지원하려는 곳의 채용 공고를 직접 봐야 하지만, 사기업처럼 "적어 놓지 않고 알아서 보는" 구조가 아니라 숫자로 딱 정해 놓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목표가 공공 쪽이라면 영어 점수 관리가 사기업보다 훨씬 명확한 우선순위가 됩니다.
9급과 7급의 차이를 자세히 보고 싶다면 9급 vs 7급 공무원 차이 총정리에 경쟁률과 시험 과목까지 정리해 두었습니다.
중국어와 일본어 — 2위 자리를 두고
제2외국어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두 언어입니다. 공고 수는 중국어 5,431건, 일본어 4,152건으로 중국어가 앞섭니다. 1,279건 차이니까 30% 정도 많은 셈이에요.
그런데 자격증 쪽은 뒤집힙니다. JLPT를 언급한 공고가 490건, HSK가 351건입니다. 일본어 쪽이 오히려 많아요.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저는 이렇게 봅니다. 중국어는 자리가 더 많은데 자격증으로 증명하라는 요구는 덜한 편이고, 일본어는 자리는 조금 적지만 JLPT 급수를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요. 일본어를 한다면 JLPT 급수를 따 두는 게 서류에서 더 직접적으로 쓰인다는 뜻이 됩니다.
다만 이건 검색으로 잡힌 숫자에서 읽어낸 해석이고, 업계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사람마다 갈릴 것 같아요.
어느 쪽이 나에게 맞나
한자를 이미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두 언어 모두 진입이 수월합니다. 다만 성격이 다릅니다.
중국어는 발음(성조)이 초반 장벽이고 문법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일본어는 어순이 한국어와 거의 같아서 초반이 편한데, 대신 한자 읽기와 경어 체계에서 오래 걸립니다. 초반 석 달만 놓고 보면 일본어가 훨씬 빨리 늘고, 중급 이후로 가면 체감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실용적으로 접근하면 이렇습니다. 지금 가고 싶은 회사나 업종이 정해져 있다면, 그 업종 공고 스무 개만 열어 보세요. 어느 언어가 몇 번 나오는지 세면 답이 나옵니다. 전체 시장 순위보다 내가 갈 자리의 순위가 중요하니까요.
베트남어 — 순위표에는 없는데 자리는 있는 언어
이번 집계에서 제일 의외였던 게 베트남어였습니다. 499건. 스페인어(388건)보다 111건 많고, 프랑스어(297건)보다 202건 많습니다.
이유는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 제조 기업이 베트남에 공장을 많이 두고 있어서예요. 그러니 수요의 성격도 다릅니다. 스페인어가 무역·관광·통번역 쪽이라면, 베트남어는 생산·품질·현지 관리 쪽 공고가 상당수입니다. 실제로 "베트남어 생산" 으로 함께 검색하면 146건이 잡힙니다.
경쟁 강도도 다릅니다. 스페인어나 프랑스어는 대학 전공자가 꾸준히 배출되지만 베트남어는 그보다 적습니다. 자리가 조금 더 많으면서 지원자는 더 적은 구조라면, 확률만 놓고는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물론 단점도 분명합니다. 499건은 절대 숫자로 보면 여전히 작고, 그 자리 상당수가 현지 근무나 잦은 출장을 전제로 합니다. 국내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려는 사람에게 맞는 선택은 아닐 수 있어요. 이건 취향이 아니라 생활 조건의 문제라 신중하게 보셔야 합니다.
스페인어·프랑스어가 순위표에 자주 오르는 이유
그럼 왜 인터넷 목록에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가 항상 위쪽에 있을까요. 두 가지가 섞여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세계 기준과 한국 기준을 구분하지 않아서입니다. 전 세계 사용 인구, 국제기구 공용어, 사용 국가 수를 기준으로 하면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는 확실히 상위입니다. 유엔 공용어에 둘 다 들어가 있고요. 그런데 그 기준은 한국 기업의 채용 수요와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목록 글이 서로를 베끼면서 몇 년째 같은 순서가 돌고 있어서입니다. 실제로 이 블로그에 있던 예전 글도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상위에 넣고 베트남어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숫자를 직접 세어 보고 나서야 그게 틀렸다는 걸 알았어요.
오해가 없게 덧붙이면, 스페인어와 프랑스어가 쓸모없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국제기구, 외교, 국제 개발 협력, 패션·예술 쪽을 목표로 한다면 여전히 강력한 무기입니다. 다만 "일반 기업 취업에 유리한 순서" 로 물으면 한국에서는 4위 밖이라는 것뿐입니다.

직무를 붙여서 다시 세어 보면
언어만 세면 "어디에 쓰이는지" 가 안 보입니다. 그래서 언어와 직무 키워드를 함께 넣어 다시 조회했습니다.
| 검색어 | 공고 수 | 해당 언어 전체 대비 |
|---|---|---|
| 영어 + 영업 | 8,515건 | 35% |
| 영어 + 무역 | 3,194건 | 13% |
| 일본어 + 고객 | 2,181건 | 53% |
| 중국어 + 영업 | 2,141건 | 39% |
| 중국어 + 생산 | 894건 | 16% |
| 중국어 + 무역 | 886건 | 16% |
| 일본어 + 무역 | 549건 | 13% |
| 일본어 + IT | 302건 | 7% |
| 베트남어 + 생산 | 146건 | 29% |
| 베트남어 + 무역 | 58건 | 12% |
눈에 띄는 건 일본어와 "고객" 의 조합입니다. 일본어 공고 4,152건 중 2,181건, 절반이 넘습니다. 고객 응대, CS, 상담 쪽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에요. 일본 시장을 상대하는 서비스·게임·이커머스 회사가 많아서일 겁니다.
중국어는 영업(2,141건)과 생산(894건)에 고르게 퍼져 있습니다. 무역(886건)도 비슷한 규모고요. 특정 직무에 몰려 있지 않다는 게 오히려 장점입니다. 진로를 바꿔도 언어가 계속 쓰인다는 뜻이니까요.
베트남어는 앞서 말한 대로 생산 쪽 비중(29%)이 높습니다. 반면 무역은 58건에 그칩니다.
이 표는 두 단어가 같은 공고에 들어 있는 건수라, 직무 분류가 아니라 거친 근사치입니다. 그래도 방향을 잡는 데는 충분히 쓸 만합니다.
배우는 데 얼마나 걸리나
언어를 고를 때 자리 수만큼 중요한 게 투입 시간입니다. 자리가 많아도 3년이 걸리면 계산이 달라지니까요.
먼저 분명히 해 둘 게 있습니다. "한국인이 이 언어를 배우는 데 몇 시간 걸린다" 는 공식 기준표는 없습니다. 인터넷에 도는 시간 수치는 대부분 미국 국무부 계열 기관이 영어 화자를 기준으로 만든 자료를 가져다 쓴 것이라, 한국어 화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어와 어순이 같은 일본어가 대표적인 예외죠. 그래서 아래는 숫자가 아니라 성격만 정리했습니다.
| 언어 | 초반이 편한 이유 | 중급에서 걸리는 것 |
|---|---|---|
| 일본어 | 어순이 한국어와 거의 같음, 한자어 어휘가 겹침 | 한자 읽기(음독·훈독), 경어 체계 |
| 중국어 | 문법 구조가 단순, 동사 변화 없음 | 성조, 듣기, 간체자 쓰기 |
| 베트남어 | 로마자 표기, 한자어 유래 어휘가 많음 | 성조 6개, 학습 교재·학원이 적음 |
| 스페인어 | 글자와 발음이 거의 일치 | 동사 활용, 성·수 일치 |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채용공고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대개 "업무 의사소통 가능" 입니다. 원어민 수준이 아니에요. 일본어라면 JLPT N2, 중국어라면 HSK 5급 정도를 요구하는 공고가 많은데, 이건 전공자가 아니어도 도달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다만 여기서 흔한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급수를 따는 것과 실제로 말이 통하는 것은 다릅니다. JLPT는 말하기 시험이 없어요. 급수만 보고 뽑았다가 전화 응대가 안 되는 일이 생기니, 면접에서 해당 언어로 질문하는 회사가 늘고 있습니다. 자격증을 목표로 잡되 말하기를 따로 챙기지 않으면 서류는 붙고 면접에서 막힙니다.
AI가 번역해 주는데 외국어를 배워야 하나
2026년에 이 질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번역기 성능이 몇 년 사이 크게 올라왔고, 문서 번역만 놓고 보면 웬만한 사람보다 낫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단순 번역·통역만 하는 자리는 줄어드는 방향이 맞을 거예요. 여기서 "그래도 언어는 영원히 중요합니다" 라고 말하는 건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채용 시장이 언어를 요구하는 이유가 번역만은 아닙니다. 위 표에서 본 것처럼 실제 공고는 영업·고객 응대·생산 관리에 언어가 붙어 있습니다. 번역이 필요한 게 아니라 상대와 직접 말이 통하는 사람이 필요한 자리예요. 거래처와 전화로 조율하고, 클레임을 받아 상황을 파악하고, 현장에서 작업자에게 지시하는 일은 번역기를 사이에 두면 속도가 절반이 됩니다.
그래서 저라면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언어 하나만 하는 사람의 자리는 줄어들고, 직무를 갖고 있으면서 언어도 되는 사람의 자리는 남습니다. 이건 예측이라 틀릴 수 있지만, 지금 공고에 찍힌 조합을 보면 이미 그렇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뭘 배워야 하나 — 상황별로
정답은 없습니다. 조건을 대 보면 방향이 좁혀집니다.
어학 성적이 아예 없다면
고민할 것 없이 영어입니다. 구직자의 11.8%가 어학 자격증이 없는데, 이 상태로는 서류에서 걸리는 곳이 많습니다. 제2외국어를 먼저 파는 건 순서가 뒤바뀐 선택이에요. 목표 회사들의 최소 요건을 확인하고 그 선을 넘기는 데까지만 집중하세요.
토익 800점대에서 멈춰 있다면
여기가 제일 흔한 자리입니다. 800점대가 31.5%로 가장 두꺼운 구간이거든요. 900점을 만들려고 시간을 더 쓸지, 다른 걸 붙일지 갈립니다.
지원하려는 회사 공고를 열어 보고 900점 이상을 명시한 곳이 많다면 올리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점수를 안 적어 놨다면, 그 시간에 말하기 성적을 하나 만들거나 제2외국어 기초를 잡는 쪽이 서류에서 더 눈에 띕니다. 오픽 636건, 토익스피킹 466건이 그 자리예요.
제조·생산 쪽을 보고 있다면
중국어와 베트남어를 놓고 재 보세요. 중국어+생산 894건, 베트남어+생산 146건입니다. 자리 수는 중국어가 여섯 배지만, 준비하는 사람 수를 감안하면 베트남어 쪽 경쟁이 덜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지 근무를 감당할 수 있느냐가 갈림길이 됩니다.
고객 응대·서비스 쪽이라면
일본어가 눈에 띄게 강합니다. 일본어 공고의 절반 이상이 고객 관련 키워드를 달고 있었어요. 한국어와 어순이 같아 초반 진입이 빠르다는 것도 이 선택을 뒷받침합니다. JLPT 급수를 요구하는 공고가 490건으로 HSK보다 많으니 급수는 따 두는 편이 낫습니다.
국제기구·외교 쪽이라면
이때는 이 글의 순위표를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일반 기업 채용 데이터라서요.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공용어 체계가 따로 있고, 프랑스어·스페인어·아랍어의 가치가 기업 시장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목표 기관의 채용 요건을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번 주에 해 볼 만한 세 가지
순위표를 읽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판단 재료를 직접 만드는 쪽이 낫습니다.
첫째, 가고 싶은 회사 공고 스무 개를 열어 보세요. 어학 요건이 적힌 공고가 몇 개인지, 점수를 명시한 곳이 몇 개인지 세면 됩니다. 30분이면 끝나고, 이 글의 전체 평균보다 훨씬 정확한 답이 나옵니다.
둘째, 갖고 있는 어학 성적의 유효기간을 확인하세요. 시험마다 인정 기간이 다르고, 기업과 기관이 인정하는 기간도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만료가 가까우면 다시 봐야 하고 그 시간이 계획에 들어가야 합니다.
셋째, 제2외국어를 고민 중이라면 채용 사이트에서 그 언어를 직접 검색해 보세요. 이 글에 쓴 방법 그대로입니다. 언어 이름을 넣고 나온 건수를 보면 시장 크기가 바로 잡힙니다. 목록 글을 열 개 읽는 것보다 이 검색 한 번이 정확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의 숫자는 2026년 8월 7일 하루의 집계입니다. 채용공고는 매일 올라오고 내려가니 다음 달에 다시 세면 다른 숫자가 나옵니다. 순서가 크게 뒤집히진 않겠지만, 절대값을 그대로 인용하실 거라면 직접 다시 확인하시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요. "어느 외국어가 유리한가" 라는 질문은 사실 절반짜리입니다. 언어는 그 자체로 직무가 아니라 직무에 붙는 것이거든요. 위에서 본 공고들도 전부 영업, 생산, 고객 응대, 무역 같은 일에 언어가 얹혀 있었습니다. 언어만 들고 지원할 수 있는 자리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뒤집어 보시길 권합니다. 어느 언어가 뜨는지를 먼저 찾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정한 다음 그 일의 공고에서 어떤 언어가 반복되는지 세는 겁니다. 그게 남들이 만든 TOP5 목록보다 나에게 훨씬 정확합니다.
참고한 자료
- 사람인 채용정보 검색 — 2026년 8월 7일 조회. 언어명 12종 및 어학시험명 7종, 언어·직무 조합 10종의 공고 건수 직접 집계
- 한국토익위원회 토익스토리, 「2026년 하반기 구직자 스펙 현황 조사 결과」 — 어학 자격증 보유율, 토익 점수대 분포, 보완 필요 스펙 순위
- 각 어학시험 공식 사이트 — 시험 구성 및 평가 영역. TOEIC exam.toeic.co.kr, JLPT jlp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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